태그 : 강정마을, 강정을원한다강점을멈춰라
우리네 인연이란건, 스파이더맨 손모가지에서 나오는 거미줄 마냥 뻗기만 하면 쭉쭉 닿는다.
그게 참 무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.
착하게 살아야지.
못된 심보는 거두고 다들 잘 살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기뻐하자.
청소해야지, 라고 맘먹은지 2년은 된 듯 하다. 나날이 쌓여가는 책들과 종이꾸러미들. 처음엔 막연한 상상만 했었는데 내가 만들어낸 종이들이 이젠 꽤 많이 쌓였다. 항상 손 안에 꼭 쥐고 있어야 편한 성격 탓에 버리지 않고 계속 쥐고 있었다. 어느날 갑자기 종이들이 날 먹어치워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. 그것들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는 공간과 그 안에서 버티고 있는 내 자신.
이것들을 버리면. 슬프다. 버려질 것들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있는 또다른 '나'들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. 우리의 생산물들은 항상 버려지는 쪽에 가까운가. 아니 왜 버려지는게 당연한가. 애초 타고난 운명임에도 나는 그게 싫어 움켜쥐고 싶다. 원래 그런거니까 그다지 슬퍼할 필요없어-라고 말하지만 그래도-라고 말하고 싶어진다.
은교. 원작은 읽지 못했다. 나중에 읽어야겠다. 영화의 기억이 좀 흐려진 뒤에.
도대체 했냐, 안 했냐가 그렇게 중요한가. 이런 영화들의 마케팅이란게 정말 갈 데까지 갔다고 느낀다. '나의 영원한 처녀'가 도대체 이 영화와 맞는 카피인가. 영화를 보기 전에도 걸렸는데 보고난 뒤에는 아주 웃길 지경이다. 여배우에 대해 써대는 기사라는 것들은 헤드라인만으로도 19금이다.(그런게 또 네이버 메인에 버젓이 걸린다)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수단으로 쓰는 것 까지는 어떻게 봐준다 쳐도 이정도면 거의 배우랑 스태프들을 잡아먹을 태세다.
'은교'를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이 공들인 것들은 다 무시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. 김고은이라는 배우도 연기를 참 잘했지만 은교를 쫓는 카메라와 조명, 주변의 소품, 편집 등 모든 것들이 섬세하게 은교를 만든다. 이 영화는 그래야하는 영화기도 하다. 은교가 살아야만 이 영화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. '은교'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노시인과 제자의 감정,욕망 그 자체이기도 하다. (영화와 원작 제목이 왜 '은교' 겠어) 그런데 이것들로 가야할 포커스들이 한 곳으로만 집중되고 있다.
화제가 될 만 하다. 그러나 그게 그렇게 전체가 무시될 만큼인가에 대해선 의문이다.
노시인마저 등산화에 랜턴들고 어둠 속에 사다리를 탄 마당에 관객이야 오죽하겠냐- 라고 되받아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.
원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세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의 얼개를 두 시간 남짓의 영화로 담아내기엔 무리가 많이 따랐으리라는 짐작은 간다. 그러나 노력이 곳곳에 보여 영화의 재미는 충분히 찾을만 하다고 생각한다.
'외로워서 그래' 가 많이 회자될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는 언급이 적다. 의외다. 난 왠지 유행어 예감까지 들었는데..;


